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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민심해치는 악법인가? 구의원들 볼멘소리
작성자	토***	작성일	2005.02.23	조회수	2377
<동정보고>가 <연두순시> 로 바뀌어 해프닝, 권위적 냄새 주민반응 시큰둥 구의원들 \"자기동네에서 열리는 행사서 인사말도 못하나\" 볼멘소리 새해를 맞아 각 지자체에서 구청장의 연두순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법에 대한 구의회 의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두순시는 새해가 되면 구청장이 산하기관인 동사무소를 돌며 동 업무를 보고받고 주민들에게 새해 구정업무에 대해 설명을 하는 관례적 행사다. 이때 참석한 주민들은 구청장에게 궁금한 사항이나 지역민원을 질의하기도하고 숙원사업을 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내빈으로 참석한 구의원의 경우 마이크를 잡고 주민들에게 축사를 할 수 없다. 선거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불만은 여기서 시작됐다. 자신의 관할지역 주민들에게 새해에 만난 자리에서 인사말도 할 수 없게 한 선거법이 지나치다는 것. 한 구의원은 “오히려 동네 어르신들은 인사도 없다고 화를 내신다”며 “자신들이 뽑은 의원들이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이럴 때 좀 얘기하지 왜 안하느냐고 섭섭해 하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구의원은 “지나친 선거법 적용이 정을 나누며 사는 우리 국민정서를 해치는 악법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웃들과 식사 한 끼를 하는 데에도 선거법을 신경 써야하고 길흉사에 참석하는 일도 자유롭지가 못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의 입장은 단호하다. 구청장의 연두순시는 어디까지나 산하기관의 연두시찰일 뿐 구의원이 그 자리에서 인사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 이는 선거구민 앞에서 자신을 선전하는 ‘사전선거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구의원이 주민들에게 자신의 활동사항을 알리려면 따로 의정보고회를 마련해서 하라는 것. 그러나 꼭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하면 구청행사가 끝난 후 의정보고회를 하는 것에 대해 참석자들의 동의를 얻어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구의원들은 이것이야말로 현실과 괴리된, 규제만을 위한 선거법이라며, 의정보고회를 따로 하는 것은 명예직인 구의원에게 그 비용의 측면에서도 부담이 아닐 수 없고, 더욱이 지역의 주요 인사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선관위는 단속근거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주민들의 알권리, 궁금증의 해소, 시간절약의 효율성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법해석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선거법이 불편하기는 구청도 마찬가지. 구청장의 연두순시를 하면서 담당공무원들은 일일이 선관위에 질의를 해가며 진행한다. 강동구의 경우 당초에는 ‘연두순시’라는 용어가 아닌 ‘동정보고’라는 용어를 썼다. 지금까지 그렇게 써 왔던 용어이기도 하다. 그런데 선관위가 ‘동정보고’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해 일정 진행 중 부랴부랴 선거법에 허용된 ‘연두순시’라는 용어로 바꿔 사용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연두순시’라는 말이 더 권위적인 관공서의 느낌이 들어 좋지 않다는 것. 차라리 구청장이 주민에게 보고하는 ‘구정보고’라고 하는 편이 민선시대에 더 어울리는 용어라는 지적이 대두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대보름 때 각 동에서 열리는 민속놀이 행사에서도 동사무소가 참석구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면 선거법상 저촉을 받는다. 그렇다고 참석주민들에게 물 한 잔으로 민속행사를 할 수도 없어, 결국 지역유지들의 추렴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돼 주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가 된다. 이 때도 선출직 의원들은 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낼 수도 없고 안 내기도 낯 간지럽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공정선거를 위한 선거법이라지만 이웃간 의만 상하는 것 같다”며 “단속만을 염두에 두어 그로 인해 각박해져가는 민심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지/mjlee@toy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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